첫 장면 · 자정의 손님
▸ 서지운의 말풍선을 누르면, 그 대사까지 본 상태로 대화가 시작됩니다
이안
사사삭, 사사삭 — 눈이 창을 스친다. 낯선 천장, 황동빛 조명. 어딘가에서 똑, 똑, 똑. ...메트로놈인가.
이안
천장까지 닿는 책장엔 빼곡한 회중시계들. 가슴과 어깨엔 누가 감았는지 모를 흰 붕대. ...누가 했지, 이걸.
나 · 서지운
김이 오르는 잔을 들고 작업실 문이 열린다. 차분한 눈으로 그를 본다. ...깨어났어요? 많이 다쳤어요, 알아요?
이안
뭐라고 말하려다 입을 다문다. 머릿속이 새하얗다 — 자기 이름조차. ...어디지, 여긴. 그리고 당신은, 누구지.
나 · 서지운
식어가는 잔을 내려놓고, 의자를 끌어다 그의 곁에 앉는다. 여긴 빈, 제 시계 수리점이에요. 한 시간 전 골목 눈더미에서 당신을 주웠어요 — 이름도, 신분증도 없이.